되감기
곧 비행기가 한국에 도착한다. 7일간의 여행이 노곤했는지 비행기에서 5시간은 푹잔 것 같다. 7일간의 기억과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겠다는 의무감으로 어둠 속 비행기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파티는 끝났다. 이제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간다. 파리의 겨울 바람이 기분좋게 온몸을 스쳐가는 느낌을 기억한다. 고요한 암스테르담 아침의 주황 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에서 또각또각 시민들의 발걸음 소리를 기억한다. 첫 유럽에서의 일주일의 시간은 오했동안 마음에 기억이 남을 것 같다. 이제 다시 가은 남편, 주아 아빠, 상암고 교사, 교육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삶을 이어 가겠지만, 분명 이전의 삶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라 확신이 든다.
좋은 교육이란?
20대 중반에 교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뒤부터 고민했던 질문은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단 한번도 명쾌한 답변을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교사가 된 이후에는 좋은 교육의 고민보다는 쏟아지는 해야할 일을 쳐내는 것에 더 정신이 팔렸던 것같다. 여전히 쳐내야 한일은 많지만, 이번 해외 연수 기간 동안은 일을 잠시 내려 놓기로 했다. 대신 일주일 동안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라는 상투적인지만 내게는 중요한 이 질문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로 마음 먹었다.
유럽 현지의 3개의 학교를 방문했다. 내게는 미지의 서구권 국가. 그 중에서도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 시스템을 그 안에 들어가서 관찰 할 수 있다니, 너무 너무 짜릿하고 흥분되는 시간이었다. 나는 정말 눈을 크게 부릅뜨고 관찰했다. 그들이 말하는 것, 농담하는 것까지 기록했으며,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그들이 말하는 것과 실제 교육현장의 모습이 일치하는지 확인했었다.
3가지 학교는 모두 다른 교육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2시간 남짓되는 시간동안 관찰 내용으로 이 학교가 어쩌구저쩌구 하는것은 오만한 헛소리겠지만, 주어진 시간동안 내가 느낀것은 다음과 같다. 이르 렐리 레시움은 철저하게 학생 중심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삶의 맥락에서 프로젝트 수행할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해주는 학교의 노력이 인상 깊었다. 피터 나우렌트 콜레지는 이르 렐리 레시움보다는 보수적으로 교육에 접근하며, 이론 중심의 사고력 수업과 교과내용 중심의 다양한 활동 중심으로 교육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에 있는 앵스티튜시옹 생트 마리 같은 경우는 대단히 보수적인 학교였다. 대부분 수업 형태가 칠판에 문제를 띄어 놓고, 학생들이 문제를 풀어낼수 있도록 하는 강의식 형태를 많이 보았던 것같다. 이런 보수적인 수업 형태로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학교인 그랑제꼴 입학생을 다수 배출시킨 다는 것은 생트 마리 학교의 자랑이었다.
연수를 마치고 한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3가지 학교를 다시 생각하며 과연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보았다. 3개 학교 모두 좋은 교육하고 있다고 느꼈고, 3가지를 하나로 묶어줄수 있는 문장 같은 것은 내 능력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만, 다른 형태의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였지만 내가 느낀 공통점은 3가지 정도 있었다.
첫번째, 학생의 협력을 강조한다. 학생중심의 교육과정부터 이론중심 교육과정까지도 팀활동을 통해 함께 문제 해결하는 과정이 꼭 포함되었다. 유럽이라고 팀활동 이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딱봐도 열심히 안하는 친구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하는 친구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하지만 문제해결을 요하는 수업에는 랜덤이 되었건, 교사 주도로 팀을 구성하던 2인 이상의 학생들이 토론을 하며 문제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학교라는 과정을 통해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 사회로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두번째, 결과보다는 학습 과정 속에서 학생의 역량강화에 관심이 있다는 것. 이르 렐리 레시움의 테크나지움의 학생 작품 결과물을 보면 그 시설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에 보면 평범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메이커 교육을 하고 있는 나는 각종 AI를 연동하고, 기계적인 구조를 도입해서 좀더 있어보이는 결과물을 교육 현장에서 만들어 왔던 것 같다. 나는 교사 입장에서 결과물을 주변에 공유하고, 결과물을 가지고 연수과정을 개설하여 교육을 진행 할수 있으니 꽤 좋은 일이었다. 학생도 포트폴리오가 화려하게 나오고 생기부에 이렇것도 해봤다라고 기술 할수 있으니 꽤 만족도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과정을 보면, 늘 기한에 쫒겨 학생을 닥달하듯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 몰아쳤고,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야 나와봐”하며 내 코딩을 실력을 학생에게 뽑내며 결과물을 만들어 주다 싶이 한적도 꽤 많았던것 같다.
프랑스 학교에서 정보교과 공개수업을 참관했을때 한국교사와 현지교사의 대화가 기억난다. 한국 교사는 이 협력 수업의 평가의 공평함, 평가 절차, 민원 등을 질문했지만 프랑스 교사는 이 수업에서 어떻게 학생의 역량이 길러지는지를 답했다. 이것은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미스패치로 보이지 않았다. 한국 교사와 현지교사의 수업과 학생에 대한 시각차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르 렐리 레시움의 메이커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그의 답변이 기억난다. 그는 프로젝트를 회사로 부터 받게 된 이야기부터, 목표를 세운 지점들, 각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디자인 과정을 거쳤는지부터 많은 설명한 뒤에 결과물을 마지막에 잠깐만 설명했다. 설명을 듣기 전 결과물을 보고 들어간 전자 제어제어 회로, 하드웨어 제작 정도 보고 “아~ 이정도~”라는 생각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세번째, 예술, 체육 교육의 중요하게 생각한다. 3개의 학교의 방문하며 모든 학교에서 예술교육과 체육교육에 진심이라고 느껴졌다. 시설이 좋음은 물론이거니와 스포츠 리그, 방과후 학교, 삶과 연계한 예술 프로제트 등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견학시켜주셨다.
위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좋은 교육에 대한 어렴풋한 방향이 생긴다.
1.
좋은 교육은 정답은 없다. 사회 - 학교 - 교사 - 학생 4가지 주체가 가진 비전과 방향 속에서 교사가 중심이 되어 끊임없이 좋은 수업을 위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좋은 수업은 각 주체가 가진 상황과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교사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맥락과 상황에따라 변화하면 좋은 수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가가한다.
2.
좋은 교육의 정답은 없지만, 가야하는 방향은 있다. 시대에 필요한 학생의 역량 성장을 담고 있는가? 학생이 사회의 좋은 구성이 되기 위한 협력을 배양하고 있는가? 수업에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하는 전인적인 교육의 가치가 있는가?
3.
좋은 교육은 교실 속 개인의 교사로 부터 시작하지만, 같은 학교의 교사 간, 학교 내 비전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
여기서 3번 사항은 위에서 설명이 부족했는데, 특히 네덜란드 2개 학교에서 교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큰 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들어가서 대화 내용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느낌적으로 수업과 학생 교육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 학교에서는 교사간의 토론하는 모습은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카톨릭 사립학교의 전통이 분명하고 교사 연구실에서 각 교사들이 수업을 위해 각자 연구하는 모습을 보았다.
AI 디지털 교육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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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LAI, Evidence B, LTF를 보며 교육에 있어서 AI디지털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논의가 진행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일을 진행해나가면서 절차나 철학은 배울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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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 몇일간 교육 내에서 AI디지털 기술은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이번 연수를 통해 먼저 수업의 기본 뼈대를 다시 세우고 싶다. AI디지털 기술은 교육의 뼈대가 다시 세워진 다음에 고민해봐도 늦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Edit By Wonking 2026.
2026.2.2. 새벽 2시 42분
사랑하는 아내와 딸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